EXT. 마을 버스 정류장 - 밤
정류장으로 달려온 Samira는 노란 선 앞에 선 Eli를 본다. 작은 여행 가방, 엄마가 쓰던 집 열쇠, 종이 승차권을 들고 있다. 달빛처럼 밝은 유리 너머로 운전석은 보이지 않는다.
Eli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쪽지에 틀린 길을 세 군데나 적어 놨는데.
Samira
문에서 떨어져. 당장. 쪽지가 얼마나 영리했는지는 관심 없어.
Eli
시간표에 없는 버스라는 건 관심 가져야지.
Eli
전광판에 '달로 가는 막차'라고 써 있어.
Samira
전광판은 고장 나. 지난달엔 6번 버스가 수족관 간다고 했어.
Eli
6번에는 노선 번호도, 기사도 있었고 바퀴도 땅에 닿았어. 봐.
Samira
운행 끝난 뒤에 시커먼 창문 달고 서 있는 버스가 보여. 마법이 아니라 신고할 일이야.
Eli
보통 신고할 일에 엄마 글씨로 인쇄된 승차권은 안 나오는데.
Eli
엄마 천문 지도책 안. '아직 가야 할 곳'이라는 페이지 밑에.
Samira
그 지도책은 내 이삿짐 상자에 봉해 놨어.
Eli
누나는 급하면 테이프 끝을 왼쪽으로 접잖아. 승차권은 우리 둘을 기다리고 있었어.
Samira가 노란 선을 넘지 않고 승차권을 낚아챈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종이는 따뜻하고, 한쪽 귀퉁이는 초승달 모양으로 뚫려 있다.
Samira
승객 한 명이라고 적혀 있는데.
Eli
정류장 불빛에 비춰 봐. 날짜는 오늘이고 출발은 자정이야.
Samira
이삿짐센터가 우리 집을 가져가기 10시간 전이네. 이걸 만든 사람은 겁줄 만큼 우리를 잘 알아.
Eli
아니면 엄마가 아프기 전에 만들었겠지. 오늘 우리한테 필요할 걸 알고.
Samira
달로 가는 길은 없어, Eli. 채석장 너머로 가는 길도 변변치 않은데.
Eli
알아. 나 열세 살이야. 장식용 달 쿠션 아니거든. 그래도 이 버스는 여기 있으면 안 돼.
Samira
그럼 합의했네. 집에 걸어가서 아빠 깨우고, 손전등이랑 권한을 가진 사람한테 전화해.
Samira
집 열쇠까지 가져왔어? 아빠가 저녁부터 상자를 다 뒤지고 있어.
Eli
엄마가 돌아오면 필요하다고 했잖아. 내일부터는 남의 현관문을 여는 열쇠야.
Samira
엄마는 열쇠를 쓸 수 없어. 알잖아.
Eli
알아. 그래서 엄마 몫으로 계속 챙겨 두는 걸 그만하려고.
Samira
아침에 엄마 나무 밑에 두면 돼. 물건 돌려주겠다고 유령 버스에 타는 건 아니야.
Eli
그 나무는 다른 사람들이 엄마 자리를 정한 곳이잖아. 엄마는 우릴 달까지 갔다가 돌아올 만큼 사랑한다고 했어.
Samira
그건 표현이지 여행 안내가 아니야. 브로콜리를 작은 나무라고 생각하면 먹을 수 있다고도 했어.
Eli
표현이 뭔지는 알아. 누나가 6개월 동안 엄마 이름을 한 번도 안 불렀다는 것도 알고.
Samira
슬픔을 내기로 만들지 마. 가방 들어.
Eli
집은 이삿짐 차에 실렸어. 누나는 2주 뒤 대학 가고, 아빠는 야간 근무하고, 빈방마다 소리가 울려. 어느 집을 말하는데?
Samira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들이 있고, 자정에 사라지지 않는 문이 있는 곳.
Eli
누나는 계획을 비상구처럼 짜. 내가 그 방에서 나가고 싶은지는 묻지도 않아.
Samira
아침밥이 나오게 했고, 서류에 서명받았고, 아빠가 버티게 했어. 계속 움직였으니까 다 무너지지 않은 거야.
Eli
너무 빨리 움직여서 아무도 엄마가 없는 자리에 멈춰 서질 못했잖아.
Samira
엄마를 끌어와서 이 버스를 안전한 것처럼 만들지 마.
은빛 버스가 낮은 기계음을 내며 차체를 내린다. 기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시계가 11시 58분으로 넘어가자 승차권 가장자리에 희미한 글자가 떠오른다.
Eli
진실을 말해서 누나를 멈추는 거야.
Samira
한 발이라도 안에 넣으면 나도 타.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한테 널 혼자 빼앗기진 않아.
Eli
은색 글씨를 읽게 만들려고 했지. 남매 두 사람. 각자 진실 하나. 둘 다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문은 닫히지 않는다.
Samira
내 진실은, 이게 정말 엄마한테 닿으면 남겠다고 할까 봐 무섭다는 거야. 엄마가 죽어서 화가 나. 엄마 없이 내가 얼마나 엉망으로 해 왔는지 들킬까 봐도 무서워.
Eli
그걸로 됐어. 꼭 탈 필요 없어. 누나가 나랑 정류장에 있길 바랐지, 달에 고립되길 바란 건 아니야.
Eli가 열린 손바닥에 열쇠를 올리면서도 고리는 놓지 않는다. Samira는 승차권을 정확히 반으로 찢어 한쪽을 건넨다. 아무도 타지 않은 채 버스 문이 닫힌다. 소리 없이 어둠 속으로 달려가기 전, 전광판의 '달'이 '집'으로 바뀐다.
Samira
열쇠 줘. 빼앗으려는 게 아니야. 어디에 둘지 함께 정할 때까지 같이 들고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