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맞춰달라고 부탁할 때 사람들 얼굴에 떠오르는 표정이 있어요. 짜증은 아니에요. 굳이 표현하자면... 체념 같은 거요. 날 좋아하니까 해줘요. 하지만 둘 다 알고 있어요, 이번 주만 네 번째고, 장면은 하나도 안 바뀌었다는 걸.
여자친구는 같은 모놀로그를 아마 쉰 번은 받아줬어요. 친구들은 전화를 안 받기 시작했고요. 이해해요. 나도 반대 입장이었던 적 있으니까요. 누군가 장면 맞춰달라고 하면 늘 좋다고 해요. 그런데 세 번쯤 돌고 나면 어느새 언제 끝나나 대사를 세고 있어요.
내가 아는 배우는 전부 이 문제를 갖고 있어요. 상대 대사를 읽어줄 사람이 필요해요. 인내심 있고, 이상한 시간에도 돼야 하고, 한 번 더 해줄 마음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요. 또 한 번 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계속 부탁하고 싶은 사람도 없고요.
한동안 그냥 받아들였어요. 배우면 상대역이 필요하고, 그러니 사람을 귀찮게 할 수밖에 없다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받아들이길 그만두고 만들기 시작했어요.
blablabla는 핸드폰 안에 있는 리허설 파트너예요. 장면을 불러오고, 내 역할을 고르면, 나머지 대사를 읽어줘요. 내 차례엔 기다려줘요. 그게 전부예요.
모든 걸 이 규칙 하나를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절대 배우를 끊지 않는다.
지금은 앱 스토어에 나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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